11일 김태한 삼성바이오 사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송도에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인 25만6000ℓ 규모 4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기존 1~3공장과 합쳐 총 62만ℓ 규모에 이르는 전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4공장이 가동하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장을 약 30%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는 오는 9~10월 4공장 기공식을 한 뒤 2022년 완공하고 그해 말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2년 뒤 4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전 세계 최대 생산시설인 삼성바이오 3공장(18만ℓ)은 물론 최근 셀트리온이 2023년 착공 계획을 밝힌 셀트리온 3공장(20만ℓ)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공장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4공장 총 연면적은 약 23만8000㎡(약 7만2000평)로 1~3공장 전체 연면적(24만㎡)에 육박한다. 이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약 1.5배 크기다.
삼성바이오는 4공장을 항체의약품에 쓰이는 세포주 개발부터 각종 공정 개발, 임상시험용 물질 생산, 완제품 상업생산까지 모든 일을 한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시스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최첨단 기술력을 총동원해 `슈퍼플랜트`로 건설한다. 김 사장은 "4공장은 최대 생산 규모뿐만 아니라 공장 건설 속도, 제조 기술력, 고객 만족 품질 경쟁력을 두루 갖춘 `슈퍼플랜트`가 될 것"이라며 "CMO와 위탁개발(CDO)을 넘어 신약물질 발굴 등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 4공장 건설은 급성장하는 바이오의약품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김 사장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8% 이상 성장하고 있고, 이 중 CDO와 CMO 시장 성장률은 16%에 달한다"며 "급증하는 국내외 위탁 수요 추세를 감안해 4공장을 증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삼성바이오는 올 들어 7월 말 현재 국내외 업체들에서 1조8087억원 규모 CMO 수주 물량을 확보하며 지난 한 해 연간 수주량(3084억원) 대비 4배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달성한 상태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5149억원으로 전년 동기(2034억원) 대비 153% 급증했고, 영업이익(1437억원)도 이미 작년 한 해 수준(917억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호실적 달성이 가능했던 것은 코로나19 사태 확산 속에서도 1~3공장을 정상 가동해 납기를 정확히 맞추는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생산 기반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면서 전 세계 CMO 선두 주자인 삼성바이오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지난 4월 삼성바이오와 4400억원 규모 CMO 계약을 체결한 미국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향후 코로나19 치료제를 신속히 생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기존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증가하고, 코로나19로 관련 의약품 개발이 늘면서 직접 생산공장을 짓기 힘든 업체들이 CMO 전문업체를 찾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는 수주 물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4공장 착공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초유의 불확실성에 휩싸인 상황에서도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는 흔들리면 안 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도 삼성바이오가 4공장 건설을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원 투자, 4만명 고용`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5G, 전장용 반도체와 함께 바이오를 미래 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삼성바이오`를 `삼성칩`에 이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성장 축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4공장 건설 투자비용은 1조7400억원으로 2017년 완공된 3공장에 들어간 8500억원에 비해 2배가 넘는다. 삼성바이오에 따르면 1단지(1~4공장) 외에 향후 2단지 건설까지 포함하면 투자 재원이 2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김 사장은 "1단지 내 4공장 건설과 병행해 2단지 바이오캠퍼스에 연구개발(R&D)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건설할 것"이라며 "33만㎡(10만평) 규모 용지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며 총 투자비는 2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는 송도11공구 안에 용지 10만평을 추가 매입하기 위해 협의 중이다.
삼성바이오는 4공장 설립에 맞춰 임직원 1800여 명을 채용하고, 별도 건설 인력 6400여 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 따르면 이 같은 고용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약 5조6000억원, 직간접 고용창출효과는 2만7000여 명에 달한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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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11, 2020 at 03:0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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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통큰 결단…송도에 상암경기장 1.5배 크기 4공장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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