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끝에서 다른 천체를 잡아당기며 중력작용을 하는 미지의 천체는 과연 행성 질량을 가진 자몽 크기의 블랙홀일까?
제9 행성의 존재와 관련해 제기되는 가설 중 하나인 행성 질량 블랙홀의 진위가 머지않아 가려질 전망이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천문학과 어비 로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일 때 방출되는 '강착 불빛'(accretion flares)을 통해 태양계 끝에 있을지 모를 작은 블랙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현재 칠레 북부 체로 파촌의 해발 2천682m 천체관측 단지에 건설 중인 베라 C. 루빈 천문대가 완공돼 '시공 유산 탐사'(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가 시작되면 1년 안에 제9 행성이 블랙홀인지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계 끝에 있는 '해왕성 바깥 천체'(TNO) 중 일부는 무언가의 중력에 붙잡혀 있는 듯한 비정상적 궤도를 보여 제9 행성 또는 '행성X'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돼 왔으며, 일각에서는 이 천체가 지구 5~10배의 질량을 가진 자몽 크기의 블랙홀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로비 교수 연구팀의 논문은 정식출간 전 논문을 수록하는 온라인 저널인 '아카이브'(arXiv.org)를 통해 발표했으며,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회보'(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정식으로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이 지목한 베라 C. 루빈 천문대는 구경 8.4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광시야 망원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대형 시놉틱 관측망원경'(LSST·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으로 불리다 여성 천문학자의 이름을 따 현재의 이름을 갖게됐다.
이 망원경이 완공돼 2022년 말부터 10년짜리 시공유산탐사 미션을 시작하면 광범위한 남쪽 하늘 전체를 반복적으로 관측해 고해상도 자료를 제공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팀은 "일주일에 두 차례씩 같은 하늘을 반복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면서 관측 목표물의 위치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전체 하늘을 훑으며 일시적으로 생성되는 불빛을 집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런 능력을 통해 태양계 가장 바깥에 있는 오르트 구름의 작은 천체나 혜성이 행성급 질량을 가진 블랙홀에 가까이 갔다가 조석력으로 파괴되면서 물질을 뺏길 때 방출하는 복사도 포착할 수 있다고 했다.
논문 제1저자인 하버드대학 대학원생 아미르 시라즈는 "블랙홀 주변에서는 가까이 다가선 작은 천체가 블랙홀의 가스 강착에 따른 열로 녹게 되고, 조석력으로 파괴되며 물질을 뺏기게 된다"면서 이 과정에서 불빛을 만들어 블랙홀의 존재를 유일하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로브 교수는 "태양계 외곽은 우리의 뒷마당으로 제9 행성을 찾는 것은 전혀 모르던 집 뒤 헛간에서 사촌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면서 "왜 거기에 있고, 어떻게 그런 특성을 갖게 됐는지, 태양계 역사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또 다른 행성이 존재하는지 등의 의문을 즉각적으로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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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3, 2020 at 02:1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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