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s

Sunday, September 6, 2020

충남 천안·논산 현장 가보니 “배수로 불법 매립해 수해”…“구간별 수로관 크기도 달라” - 농민신문

lohduri.blogspot.com
충남 천안의 딸기농가 장모씨가 땅 주인들이 도로와 연결하기 위해 논을 복토하면서 배수로를 매립한 곳을 가리키며 침수 피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충남 천안·논산 현장 가보니

땅 주인이 도로 높이로 복토 집중호우 내리면 침수 피해

매년 진행하는 정비공사 미흡 예산 따라 수로관 멋대로 설치

배수펌프 용량 확대 목소리 “종합적 점검·개선 서둘러야”

충남 천안시 북면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장모씨(58)는 올 7월말 집중호우 때 딸기하우스 5동이 침수되면서 약 4000만여원의 피해를 봤다. 비닐하우스뿐만 아니라 인근 저지대 논도 대부분 침수됐다. 2017년에 이어 또다시 같은 피해를 당한 것이다.

장씨는 목천에서 병천으로 이어지는 충절로의 200∼300여m 구간에 있던 배수로가 기능을 상실한 게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을 둘러보면 도로 반대편에는 큰 배수로가 있는 것과 달리 비닐하우스에서 20여m 떨어진 쪽은 기존 배수로의 흔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땅 주인들이 논을 도로와 같은 높이로 복토해 이어 붙이면서 배수로를 매립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밭과 주택·공장 등의 진입로로 사용되고 있었다.

장씨는 “수년에 걸쳐 대부분 불법으로 매립한 것으로 알고 있고, 밑에 묻혀 있는 토관도 거의 막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로를 따라 흘러온 엄청난 물이 한꺼번에 모이다보니 씽크홀도 생겼고, 빠져나갈 곳을 못 찾아 바로 옆 600㎜ 용수로를 타고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침수 피해를 일으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 논산의 농가 송모씨가 배수로 수로관 크기가 달라 집중호우 때 빗물이 정체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논산시 연산면의 시설원예·벼 재배농민들도 올해 6월초와 7월말 두차례에 걸쳐 침수 피해를 봤다. 인근 연산천으로 흘러가야 할 빗물이 제대로 배수가 안된 영향이 크다.

이곳 농가들 역시 배수로 공사를 문제로 꼽고 있다. 5∼6년 전부터 해마다 일정 구간별로 진행된 배수로 정비공사 과정에서 설치된 수로관의 크기가 달라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돼 침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논배미(1차 배수로)는 800∼1000㎜, 연산천으로 이어지는 소하천(2차 배수로)은 1500㎜로 보이는 수로관인데 중간중간 농로 밑에 묻힌 관은 엉뚱하게도 600∼800㎜에 불과했다. 또 1차·2차 배수로가 만나는 지점이 직각으로 연결돼 물길이 원활하지 못했다.

송모씨(60)는 “수로관의 크기가 적어도 같거나 저지대로 갈수록 더 커져야 하고, 작은 물줄기가 큰물에 잘 쓸려 가도록 접점은 곡선으로 설치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매번 공사업체가 다르고 예산에 맞추다보니 수로관을 제멋대로 놓은 것 같다”며 “정비작업도 하천과 가까운 곳부터 먼저 시작한 뒤 먼 쪽은 나중에 해야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하는 등 엉터리였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하천으로 물을 빼내는 배수펌프의 용량을 크게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곳 농가들은 6월말 피해 이후 일부 배수로 수로관을 급하게 교체했음에도 불구하고 7월말 집중호우 때 배수펌프의 성능이 떨어져 침수를 피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현장에서 만난 피해 농가들은 한결같이 “관계 기관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지만 매번 예산이 부족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최근 들어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는 추세를 고려해 예산에 반영해야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배정해 배수로·배수시설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과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서둘러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안·논산=이승인 기자 silee@nongmin.com

Let's block ads! (Why?)




September 06, 2020 at 10:00PM
https://ift.tt/35890fP

충남 천안·논산 현장 가보니 “배수로 불법 매립해 수해”…“구간별 수로관 크기도 달라” - 농민신문

https://ift.tt/2XY4jB3

No comments:

Post a Comment